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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Jeju

제주도 게하여행 8일차-변덕스러운 날씨와 최악의 게하

8일차 일정 : 정방폭포→서복전시관→쇠소깍→김영갑 갤러리→제주시 민속5일장→고추잠자리 게스트하우스



어제 먹다 남은 흑돼지 오겹살을 수육으로 만들고 편의점에서 도시락까지 구매해 게스트 하우스에서 먹는 최고의 아침식사다.

배를 든든히 하고 빗속으로 여행을 시작한다.




고사리 장마로 비가 많이 내린다. 비올 땐 폭포지! 하는 마음으로 강에서 바다로 바로 떨어지는 정방폭포로 향했다. 남부쪽 천제연, 천지연, 정방폭포 모두 가본 바로 한군데만 추천하자면 천지연 폭포가 가장 좋았다. 폭포로 가는 길이 무릉도원같아서 특히 마음에 들었다. 비추천하는 곳은 단연 천제연 폭포. 폭포 보러 가는 길이 계단도 많지만 폭포 맞을까 생각이 들 정도로 규모도 작다.




폭포 구경이 끝나고 바로 옆에 서복전시관으로 향했다. 늘 느끼지만 제주도에는 여러 신선들이 살았을거 같다. 그 만큼 아름답다.





 숙소 가는 길에 쇠소깍에 들렀다. 깍은 제주도말로 하구를 뜻하고 쇠는 이 지역의 옛이름이다. 비가 몹시 내려 수상자전거를 못타서 아쉬웠다. 위에서 봐도 이렇게 이쁜데 아래에서 보면서 가면 얼마나 더 멋질까? 참고로 비가 조금만 내려도 안전상 운행을 하지 않는다. 쇠소깍은 날씨 좋을 때 반드시 다시 와야지 하고 다짐하고 못내 무거운 발걸음을 옮긴다.







어제 나무이야기 매니저와의 짧은 대화에서 비가 오면 김영갑갤러리와 제주민속5일장을 꼭 가보라고 해서 김영갑갤러리를 가본다. 두모악은 한라산의 옛이름이고 갤러리는 삼달분교를 개조해서 만들었다. 20년간 제주도를 찍으셨는데 작품을 감상하며 몸에 소름이 돋아서 몇번이고 보았다. 특히 제주도 고유의 바람과 구름을 담은 작품들은 가히 최고다. 몰상식하게 갤러리안에서 플래쉬를 터뜨리며 인증샷을 찍는 방문객도 있어서 눈살이 찌프려졌지만, 여긴 꼭 가보시라고 권하고 싶다. 내가 방문한 제주도는 오늘의 제주도이지만 김영갑선생님께서 찍으신 사진은 내가 보기힘든 여러 모습을 담고 있다. 







그리고 제주민속5일장으로 간다. 2,7일로 끝나는 날짜에 열리는 시장으로 규모가 전국 2위란다. 안에서 길 잃을 뻔 했다. 애완동물과 옷부터 먹을거까지 사람빼고 다 파는 듯 했다. 가는 길에 억수같은 비가 그치고 해가 뜨면서 바람이 엄청 불었다. 초속 27m/s가 넘는 돌풍이 불어 그 날 비행기가 취소 또는 연기되었단다. 제주도 바람이 유명하니 이정도 불겠거니 했는데 엄청난 바람이었나 보다.





순대 5천원치에 두명이서 배불리 먹을만큼 인심이 후하다. 다양한 먹거리 볼거리가 있다. 올래시장과 더불어 제주도 시장구경은 배도 부르고 눈여기도 있어 다양한 만족을 준다.




 2시간이 넘는 운전으로 피로감이 쌓여 게스트 하우스로 향했다. 1층은 카페(게하와 관련 없는)이고 2층이 고추잠자리 게스트하우스다. 사장님이 홈페이지에 고추잠자리에 대한 평을 계속 강요하셔서 솔직하게 쓰면 삭제할거 같아 블로그에 남기자면 이불자리를 매일 세탁하신다는데 솔직히 그거 빼고 장점은 없고 단점은 많다. 먼저 위생이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최악이다. 냉장고는 절대 열어보지 말길 권한다. 일반 가정집 2층을 개조-2층 침대만 몇개 두었다는 표현이 정확-했는데 2인실, 4인실, 6인실 합쳐서 총 12인실인데 화장실-샤워실 겸용이고 변기는 청소안한지 몇개월이 된거 같다-이 딱 한 곳 뿐이다. 스탭은 두명인데 저녁먹고 설거지를 우리가 하고 술안주 우리가 사오고 먹고나서 설거지를 게스트가 한다. 스탭들은 우리와 같이 눈떠서 아침먹고 나갈 때까지 자고 있다. 무급이라 이해는 가는데 일은 하는지 모르겠다. 사장님께서는 제일 바쁘시다. 옥돔구이 해주신다고 2만5천원에 남는거 없다 하셨는데 맛은 있었지만 5명이서 말린건지 살이 없는 옥돔 1마리에, 다 먹자 스탭이 가위바위보 해서 설거지 하자고 한다. 사장님 혼자 상 차리시고 설거지는 돈낸 우리와 같이 분담하자고 한다. 저녁 안주와 술을 사와서 다 같이 먹는 1박 2일간 설거지 3번을 게스트가 하는 게하가 하루 2만5천원이다. 그 날 우리만 묵었는데 사람이 왜 없는지 알거 같다. 시설은 빈약하지만 이불 빨래 자부심으로 다른 게스트하우스 1인실 비용을 받는다. 참고로 가장 마음에 들었던 나무이야기 1인실 캡슐방이 2만5천원이다. 이게 내 솔직한 고추잠자리 게스트하우스 평가이다. 게스트하우스 내부사진은 차마 찍고 싶지 않았다. 돼지우리 같은 내방보다 정리가 안되어있다. 결벽증이 심한 스탭이 가장 필요로 해보인다. 사장님은 자신이 보기에 좋은 게스트하우스인데 왜 사람들이 안오는지에 대해 홍보가 부족하다고만 생각하시니 안타까울 뿐이다.










 이불빨래와 사장님 요리실력만 마음에 들었던 고추잠자리 게스트하우스.

 아침식사는 맛있었다. 8시반 예정인데 7시반에 주신 것만 제외하면...유일한 손님인 우리 2명과 스탭2명 그리고 사장님까지 총 다섯명. 먹기전에도 사장님께서는 사진찍어서 어서 카페에 올리라고 하시고 체크아웃할 떄도 글 올렸냐고 물어보신다. 게하가 잘되길 바라지만 사장님이 원하시는 내용을 적을 순 없어서 개인 블로그에 남겼다.